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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에 대한 글 두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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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혐오를 규탄하는 이들에게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사람들을 보고 빡쳐서 씀


악플을 달고 신체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성적인 비하를 일삼는 적극적 여성혐오자들도 문제지만, 헉 이거 너무 갈등이 과열되는 것 같아요 우리싸우지 맙시다 신중하게 접근해봅시다 에헴에헴 하는 사람들도 문제가 크다. 전자야 일반적 시선으로 바라볼때 사회적으로 위험한 존재라는 느낌이 한 눈에 보이지만(근데 요즘 남초 커뮤니티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던데), 후자의 경우 온화하게 말을 하니까 허허~ 저 인격자이자 논리적이신 분이 진정하라니까 한번 진정해봅시다~로 가버려서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도 못하고 유야무야가 될 수 있거든. 그냥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 성차별/여성혐오적인 인식이 뿌리채 박혀있는 현 사회를 그대로 둔다는건 그냥 우리 다같이 여성혐오자인 채로 삽시다 하는거랑 다를바가 없다고 할 수 있죠



2. 사건 이후로 머리를 떠나지 않는 기억에 대한 고백


강남역 살인남 사건 이후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기억이 하나 있다.

지난 명절 연휴때 고향 친구들끼리 만나 술을 마시다가 메갈리아 얘기가 나왔는데, 메갈하는 년들 다 못생기고 돼지같다 하는 식의 얘기를 그냥 듣고만 있었다. 그때 내가 그런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단 얘기를 단 한마디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바보같이 한마디도 못하고 잠자코 듣고만 있었던건 도대체 뭣때문이었을까? 그냥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 작은 파문 하나조차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그 알량한 평화적(참 대단한 평화다)인 사고방식으로 여성혐오적 사회에 일조를 한 것이다. 이게 바로 그 잠재적 가해자라는거다. 아니면 뭐 실질적인 가해자, 혹은 소극적인 가해자라고 할 수 있겠네. 나는 그동안 내가 그래도 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게 아니더라 이 말이지. 물론 내가 거기서 뭐 한마디 던진다고 강남역 살인남 사건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겠지. 설령 막을 수 있었다 하더라도 다른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살해당했을 수 있는거 아냐. 여튼 이 견고하고 오래된 체제에 또 하나의 돌은 얹은 셈인거다.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후회스럽다. 몇일째 따라오는 죄책감은 피할 길도 없고 상쇄할 길도 없다. 이렇게 여기다 고백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스스로 다짐하는거다. 속으로만 다짐하지 말고, 타임라인 속에 묻혀버리더라도 어쨌든 대외적으로 말을 하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나와 여러분에게 발표하는거다.


#강남역여성혐오살인사건 #여성혐오 #Mysog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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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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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여성혐오'는 잘못된 번역인가?
#17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피해자 오빠라는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