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레진코믹스 추천 웹툰, '여자 제갈량'

흔히 '삼국지'와 같은 작품을 고전이라 칭한다. 고전이라는 칭호가 붙은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시대에 구애받지 않고 많이 읽히는 작품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시, 삼국지가 시대와 상관없이 많이 읽히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제각기 다른 이유를 꼽겠지만, 어쩌면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명분으로 살아가기 위해(혹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어떤 시대의 사람이라도 감정이입하게 되는 힘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삼국지가 이런 류의 유일한 이야기는 아니다만, 이야기의 굴곡 때문인지 수많은 등장인물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독 그런 면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고전의 반열에 들었기 때문에, 아니면 들어있는 만큼 삼국지는 소설, 영화, 만화,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지금 소개할 작품 '여자 제갈량' 역시 삼국지를 재해석하는 작품인데,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여자 제갈량' 프롤로그 중 한 장면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이 전란의 시기를 이끌었던 책사들이 사실 여자였다면 어떨까?
이 난세를 쥐고 흔들었던 건 여인들이었다면 말이다.

- '여자 제갈량' 프롤로그 중

김달 작가의 '여자 제갈량'은 위와 같은 가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직 남성만이 사회적 지위를 갖고 활동할 수 있던 삼국지의 세계관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책사'들이 여자라, 어찌 보면 나름 상식을 뒤엎는 설정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까지 대단해보이는 반전 설정은 또 아니다. 역사적 인물, 혹은 친숙한 인물의 성을 바꿔버리는 것은 2차 창작물의 세계에서는 흔한 일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흔하다면 흔한 이 설정이 유독 이 만화에서는 강한 힘을 발휘하는데, 이는 제목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여자'를 상품화하기보다는 '여자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갈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일단 위에서 얘기한 '여자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여자 제갈량은 책사들이 여자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작중 세계관이 여성에게 책사, 혹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가 허락된 세계관은 아니다. (아마도) 실제 삼국지의 시대 세계관에 가까운 세계관으로 그려진다. 누군가는 남장여자로 책사직을, 또 누군가는 괴짜 군주를 만나서 책사직을 맡는 식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여자 제갈량' 2화 '서주 대학살' 중
'여자 제갈량' 18화 '가장 낮은 곳'
'여자 제갈량' 9화 '화염' 중
'여자 제갈량' 5화 '죽이느냐 살리느냐' 중

여자 제갈량 세계관에서의 여성의 지위란 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그야말로 '보잘 것 없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삼국지의 배경인 2세기~3세기 사이의 시대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아봤자 얼마나 높았겠는가? 아마도 만화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더하면 더했지 못했을 리 없다. 하지만 해당 사회상에서 이례적으로 여성이 '책사'라는 주류 사회의 무대에 진출하면서 맞닥뜨리는 갈등은 묘하게도 현 사회상과 겹쳐보인다. 뱃 속의 아이가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낙태를 하게 된다던가, 여성에게 적용되는 유리천장 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지라던가 하는 이야기와 위에 보이는 여자 제갈량의 한 장면을 함께 보자. 둘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질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여자 제갈량'의 이야기가 생명력, 혹은 호소력을 지니게 된다. 물론 현 사회의 여성과 삼국지 시대의 여성이 완전히 같은 입장이라고 볼 순 없겠지. '전란의 시대'라는 배경이라는 게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이야기 자체의 드라마틱함을 배가하는 장치가 된다. 


'여자 제갈량' 16화 '짬타이거 전설' 중
'여자 제갈량' 12화 '조조 패밀리' 중

물론 이 만화가 마냥 우울한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귀여움과 개그라는 두 장치가 만화에 여유를 불어넣는 동시에 재미를 더하고 있으니까. 어떤 면에선 '귀여움과 개그'로 대변되는 가벼움과 주요 등장 인물인 '여성 책사가 느끼게 되는 갈등'이라는 무거움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작가의 솜씨야말로 대단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삼국지' 원작이 시대를 불문하고 독자에게 어떤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면, '여자 제갈량'은 적어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혹은 성차별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아닐까. 게다가 여성 이슈가 점점 크게 다뤄지고 있는 2015년의 한국 사회에는 아마도 큰 의미를 갖는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여자 제갈량' 정주행에 도전해보는건 어떨까?


여자 제갈량 프롤로그 보러 가기

http://www.lezhin.com/comic/girlgongmyung/p1


P.S : 김달 작가님 블로그에 여자 셜록 홈즈 올리신게 있던데...그것도 나중에 정식연재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있다. 작가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후후

#여자제갈량 #삼국지 #김달 #레진코믹스 #리뷰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구본욱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2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17
넷플릭스 가입으로 방구석 폐인되기